연구의 선진화와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최적의 소프트웨어와 컨설팅을
공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자유게시판 특정 이론에 치우친 기후변화 경고는 비과학적
2008-06-16 11:52:09
news <> 조회수 16306
119.65.225.15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 오늘날 지구온난화에 수반된 기후변화의 문제는 언론과 서적을 통해 많이 전달돼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이해도 그만큼 달성된 것일까? 실상은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무엇이 진실에 가까운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구물리학자 김해동 계명대 교수는 “특정 이론에 입각한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들이 범람하고 있다”며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가장 합리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반해 환경사회학자 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기후변화는 자본주의 경제의 생태적 전환을 촉구하는 자연의 메시지”라며 “사회경제적 문화적인 구조의 차원에서 문제의 해법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탄소배출량 문제를 조율하고 나아가 기후변화시대 삶의 구조와 방식의 변환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와 가능성을 함의하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지구온난화 전망에 관한 것이다. 금년 5월 네이처誌에 향후 10년간 지구온난화가 중단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지구온난화 경고에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이 결과는 불과 한 해 전에 발표된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4차보고서의 예측과 다른 것이다.

IPCC는 온실기체 배출시나리오에 따라서 향후 100년간 발생할 기온상승을 최하 1.8도에서 최고 6.4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따라서 IPCC에서는 향후 10년간 지구의 평균온도가 적어도 약 0.2℃ 상승할 것으로 본 셈이다. 독일 킬 대학의 연구팀이 지난 50년간의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해양 순환모델로 평가해본 결과 앞으로 10년간 멕시코만류가 약화될 것이라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대서양의 해류의 강도는 60~70년마다 주기적으로 변하는데, 지금부터 해류가 약화되는 시기로 접어든다고 한다. 멕시코만류는 적도부근의 열을 유럽과 북미대륙으로 전달하는 거대한 해류이다. 쿠로시오는 북위 40도 정도까지 열을 수송하고 있지만 멕시코만류는 북위 80도 부근까지 수송한다. 그래서 멕시코만류의 영향을 받는 대서양의 고위도 지역은 같은 위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기온이 4~6℃정도 높다. 따라서 멕시코 만류가 약화되면 이 지역의 지상기온이 하강해 지구평균온도를 낮추게 된다. IPCC의 예측에는 자연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효과가 간과되었던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내용 중에도 과학적으로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영화 ‘투모로우’와 ‘불편한 진실’의 중심적 화제가 된 내용으로, 양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멕시코만류가 정지해 유럽대륙에 소빙하기가 도래하는 내용이 갖는 과학적 타당성을 살펴보자. 우선, 양극지방의 빙하가 급속하게 녹아내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60년 이내에 해수면이 6미터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을 생각해 보자.

영화 속 내용은 과학적으로 타당한가?

IPCC 보고서에서 인정하는 지난 40년간 발생한 해수면 상승은 불과 7cm이고, 향후 100년 동안에 최악의 온실기체 배출시나리오(A1F1)를 가정하였을 경우에도 26~59cm이다. 300년 후가 되어야 80cm의 해수면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금세기 중 해수면 6미터 상승 시나리오는 2006년에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이사벨라 베리코냐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료 사용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이미 판명된 것이다.

한편, 남극의 빙하가 주변부에서 붕괴되는 장면을 볼 수 있지만, 남극 대륙은 매우 넓고 기후가 혹독해 중심부의 환경변화는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그리고 인공위성의 궤도변화를 이용해 남극의 빙하량 변화를 추정해 보면 빙하의 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 북극의 빙하도 60~70년 주기로 증감을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나타나고 있는 해안부의 빙하후퇴에 대한 해석도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 언론보도를 통해 북극권의 빙하가 매우 빠르게 녹아내려 곧 사라질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2005년에 발표된 유럽위성센터(ESA) 보고에 의하면 그린란드의 빙하도 중량 자체는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멕시코만류의 중단에 따른 유럽대륙의 소빙하기 도래 가능성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것을 본격적으로 제기한 사람은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슐레진저였다. 그는 수치모델 연구를 통해서 지난 2005년에 온실가스억제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금세기말까지 멕시코만류가 붕괴될 가능성이 70%나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예측이 현실화 되려면, 해수와 혼합될 시간이 없을 만큼 빠르게 빙상이 녹아내려야 하는데, 그 양은 1년에 약 3조 톤이라는 임계점을 넘어서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설령 이런 속도로 빙상이 녹아내린다 하더라도 북극권 빙하가 다 녹으려면 1000~200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21세기 내에 이것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과학을 토대로 한 평가 필요

최근 온실기체 감축 노력을 호소하는 공익광고가 언론에 자주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에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불과 8년밖에 없습니다”로 시작되는 것이 있다. 이것은 영국의 공공정책연구소(IPPR)에서 2007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근거하고 있다. 그 보고서의 핵심내용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켜 지구온난화의 파국을 막기 위해 남겨진 시간이 채 10년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어떤 종류의 물리현상이 특정한 임계값을 넘어서 일단 발생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폭주를 시작하기 때문에 도중에 정지시킬 수 없다는 전자공학에서 사용하는 ‘Surge이론’에 입각한 주장이다.

이 주장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2050년까지 온실기체 배출량을 50% 삭감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다소 느슨한 행동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하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지구온난화에 관한 다양한 경고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이 아니라, 특정 이론에 입각해서 추론한 것으로 미래에 현실로 나타날 지도 모르는 어떤 가능성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 생략된 채로 대중에게 전달돼 발생하고 있다.

지구는 우주에 하나 밖에 없는 삶의 터전이다. 따라서 지구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은 발생의 가능성을 고려해 예방의 원칙에 입각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이미 유엔환경특별위원회(1987)에서 확인된 정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미래의 기후변화와 그것의 영향을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으로 평가하고자하는 노력도 충실히 이루어져야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그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과학자들이 맡아야할 책무이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 · 지구물리학

저작권자 2008.06.16 ⓒ ScienceTimes